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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23 (Part 1). 야광은 왜 계속 빛이 나는걸까?

Science Article 2025. 5.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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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나 시계에서 야광을 흔히 볼수 있다. 

 

어릴때는 그냥 빛이 나나보다 했지만,

과학을 알게 되고 물리적으로 스스로 빛을 낸다는 것은 쉬운것이 아닌데, 이렇게 간단한 재료에서 빛이 난다는것은 신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야광은 어떻게 빛이 없는 곳에서 빛을 내는 것일까?

 

야광이 빛을 내는 원리는 빛을 받고 나서 빛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빛을 약하게 내다가 서서히 어두워지는 특징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원리는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블로그의 목적은 과학적 현상을 쉽게 설명하는 목적인데, 야광은 현상에 비해서 원리가 꽤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해서 본 포스팅은 많이 망설여졌다.

 

그래도 일단 하나하나 알아보기로 하자

 

1. 야광 물질의 역사

 

야광은 시계의 역사와 같이 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해서 야광 물질의 역사를 시계를 예로 설명해 보기로 하자.

라듐(Radium)

 

시계에 사용된 최초의 야광 물질은 라듐(radium)이었다. 라듐(radium)은 1898년 12월21일 마리퀴리와 남편 피에르 퀴리가 야히모프에서 채취한 우라니나이트(피치블렌트)샘플에서 발견했다. 퀴리부부는 1898년 12월26일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발표하면서 라듐이라는 이름은 1899년경에 현대라틴어 Radius (ray)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radium에서 유래되었다.이는  라듐이 광선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의미이다. 라돈(Radon)이라는 라듐(radium) 의 기체방출은 1900년대 초 프리히 에른스트 도튼에 의해 광범위하게 연구되면서 "라듐발산(radium emanations)" 알려지게 되었다.

라듐을 실험하는 마리와 피에르 퀴리, 앙드레 카스테뉴 , 출처: 위키피디아

 

라듐은 발견당시 "새로운 원소", "빛이 나는 물질"등을 이유로 치유력이 있다고 여겨져서 방사성 물질에 대한 지식이 약했던 당시에는 화장품, 초코릿, 입욕제, 생수, 비누, 면도날, 음료 등에 사용되었다. 심지어 의학계에서는 암세포가 죽는것을 발견하고 "기적의 치료제"로 불리우며 퀴리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심지어 암세포에 효과가 있다고 좌약이나 전립선 치료를 위해 생식기에도 방사선을 쬐기도 했다.

출처: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그러나, 라듐에 대한 피해로 기형아나 장애인 출산율이 높아지고 암에 걸리는 사고가 지속되는 가운데 퀴리부부에게도 이 사건들이 전해지고 되었다. 당시 퀴리 부부의 스승인 앙투안 앙리 베크럴은 퀴리부부로 부터 받은 정제된 피치블렌드 광석을 윗 옷 앞주머니에 기념품처럼 가지도 다녔는데, 역시 종양으로 죽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피에르 퀴리는 라듐의 해로움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하다 방사선 피폭으로 죽었다. 

 

1922년 작은 시계부품의 인덱스와 핸즈에 라듐 안료를 고르게 바르기 위해 다이얼 페인터들은 붓을 핧아 뾰족하게 만들어서 칠하면서 라듐을 섭취하게 되는데, 라듐을 칠한 다이얼 페인터 5명(죽어가는 '라듐걸스") 이 각종 암을 비롯해 방사능 피해로 병에 걸리기 시작했다. 피폭으로 암에 걸린 라듐걸스는 미국 라듐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라듐의 위험성이 주목 받게 되었다. 

(왼쪽) American Weekly, 1926년 2월 28일 (오른쪽) Daily Herald Archives, 1932년 1월

 

이러한 미국노동 역사의 부끄려운 사실을 밝히기 위해 2018년 부터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 지기도 했다.

 

잠깐 방사선에 대해서 알아 보자.

방사선은 방사성물질이 내는 에너지 흐름이었다면, 방사능은 말 그대로 방사성물질의 능력, 즉, 방사성 물질이 방사선을 내는 강도를 뜻한다. 방사선은 에너지의 흐름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도 않으며, 냄새나 맛도 없다. 방사선은 알파, 베타, 중성자, 엑스, 감마선으로 나뉘는데, 각 종류 별로 형태나 힘의 차이가 다르다.

 

출처: https://atomic.snu.ac.kr/

 

- 알파선

얇은 종이 또는 인체의 피부조직으로도 충분히 차페가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피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선원을 호흡, 섭취, 또는 피부를 통해 체내로 섭취하게 되면 인체는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생활환경(주택, 사무실) 중에 존재하는 라돈가스는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핵종이다.

- 베타선

베타선은 종이로는 차폐할 수 없고 에너지가 클 경우 피부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차폐재로는 베타선의 에너지에 따라 적당한 두께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체내로 섭취되면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감마선

감마선은 세 종류의 방사선 중에서도 가장 투과력이 강하다. 외부 피폭의 경우 인체 내부의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벽두께 정도의 콘크리트 또는 차폐효과가 우수한 납을 차폐체로 사용한다.

 

라듐은 알파, 베타, 감마선의 강한 방사성으로, 체내에는 차폐막이 없기 때문에 흡입하거나 섭취하면 몸에 해롭고, 특히 공기중에서도 흡입 위험이 있어 1968년 이전의 시계는 절대 개방해서는 안된다.

 

Radium dial, 출처 : 위키피디아

 

 

라듐의 방사능 위험으로 1968년 라듐 사용이 금지되면서 프로메튬(Promethium)이나 트리튬(Tritium)으로 대체되었다.

 

프로메튬(Promethium)

 

프로메튬은 안전한 알파선 붕괴로 종이 한장으로도 차페가 가능해서 발광페인트에 사용이 가능지만 알파선이 피부에 직접 접촉되는 경우 인체에 상당한 피폭을 가하게 되어서 위험하다. 그리고  라듐은 반감기가 1600년으로 아주 긴 반면에 프로메튬은 반감기가 2.6년 밖에 되지 않아 몇년 지나면 빛이 흐려진다.

 

시계브랜드 중 블랑팡 피프티 패텀즈는 미 해군의 다이버들이 1964년 부터 사용한 시계이다.  그 중 토르넥-레이블 TR-900은 다이얼 인덱스에 다이버 워치는 야간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방사능 물질인 프로메튬을 사용했고 6시 인덱스 상단의 원은 수분과 접촉할 경우 색이 변하여 수리가 필요함을 알수가 있게 했다. 또한 뒷면에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경고와 함께 시계를 습득시 가까운 군사기지에 전달해 달라는 문구가 각인되어 있다.

프로메튬이 적용된 블랑팡 피프티 패텀즈 토르넥-레이블 TR-900, 출처 나무위키

 

 

트리튬(Tritium)

 

프로메튬의 방사능 우려로 트리튬(tritium) 이라는 삼중수소가 등장하였다. 트리튬은 라듐과 화학적 성질이 거의 동일했지만 방사능 수준이 훨씬 낮았다. 트리튬은 베타파의 양이 낮아져 훨씬 더 안전하며 반감기가 12.3년으로 길다.

 

1967년 블랑팡은 트리튬 인덱스를 사용한 독일군 사양  피프티 패덤즈 RPGA'1의 다이얼에 트리튬을 사용하더라도 안전하다는것을 강조하기 위해 6시 인덱스 위에 " No Radiation' 이라고 "방사능 물질이 사용도지 않았음"을 표기하였다. 또한 다이얼 하단의 "T<25MC' 라는 표기는 트리튬이 방출하는 방선량이 25mCi 이하로 안전하다는 의미이다. 

 

트리튬 인덱스를 사용한 독일군 사양 'No-Rad', 피프티 패덤즈 RPGA'1 , 출처: 나무위키

 

라듐을 비롯한 프로메튬, 트리튬은 방사능 문제외에도 빛을 내면서 끊임없이 붕괴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흐릿하게 빛나다가 결국 완전히 빛을 내지 않는데, 이때 아래 롤렉스 시계 인덱스 색깔처럼 크림색에서 결국 모래색으로 변하게 된다.

 

롤렉스 6538, 파티나 트리튬 다이얼, 출처:롤렉스 패션리포트

 

트리튬은 약한 베타선을 내놓기 때문에 6mm 정도의 공기도 투과하지 못할정도로 피부의 각질층도 뚫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라듐의 반감기 1600년에 비해는 트리튬은 12.3년으로 상대적으로 짧아 빛이 나는것을 오랫동안 유지를 할수는 없지만 직접 흡입하거나 먹지 않는 이상 안전한 대안이 되었다. 이렇게 라듐의 대안으로 미국이나 스위는 트리튬을 사용하였고 일본은 프로메튬을 주로 사용하였다.

 

1998년에 트리튬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되면서 단계적으로 폐기되기 시작했다. 시계착용자의 경우 ISO 규격을 준수하는 경우에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제품을 생산하거나 직접 접촉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또한 트리튬의 반감기가 12.3년이다 보니 수명이 10년정도 되면서 야광이 약해지면서 거의 빛을 내지 못하게 된다. 

 

슈퍼루미노바(Super-LumiNova)

 

1993년 Nemoto 일본회사 에서 방사능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오래가는 스트론튬(Stontium)화합물의 비방사성 형광안료 루미노바(LumiNova)를 개발했다.

 

이후 1998년 Nemoto는  RC Tritec AG와 스위스에 합작법인 루미노바 AG(LumiNova AG)를 설립하여 100% 스위스산 안료인 슈퍼 루미노바(Super-LumiNova)를 생산했다.이후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은 모두 자사의 슈퍼 루미노바를 사용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RC Tritec AG는 원래 Nemoto사의 C3 녹색과 더 높은 등급의 잔광 안료 외에도 슈퍼 루미노바 방출할 수 있는 빛의 양을 제한하는 착색제를 추가하면서 다른 잔광 색상변형을 개발하였다.

 

녹색으로 빛나고 낮에는 옅은 황록색으로 나타나는 C3(515nm에서 방출) 변종에 이어 청록색으로 빛나고 낮에는 흰색으로 나타나는 BGW9(485nm에서 방출, 청록색 파장에 가까움 ) 색상 변종이 순수한 잔광 밝기와 관련하여 두 번째로 효과적인 변종이다.

 

그러나 루미노바는 자체 발광이 아니라 축광식 야광이다. 축광식 야광은 빛을 머금고 있다가 서서히 내보내는 방식으로 무한에 가까이 반복이 가능하지만 지속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러한 특성을 활성화 하려면 미리 충분한 빛이 공급되어야 한다.

 

(왼쪽) 녹색(515nm) C3 슈퍼루미노바, (오른쪽) 485nm에서 방출되는 BGW9 슈퍼루미노바

 

결국 시계의 야광은 일본의 네모토라는 회사가 독점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야광기술이 발달되는 이유는 지진등의 피해로 전기가 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피할때 비상구로 대피해야 해서 이런 야광 기술개발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중 롤렉스는 야광을 크로마라이트(Chromalight)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파란색으로 발광을 하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초록색보다 파란색이 더 잘보인다고 한다.

 

롤렉스 익스플로러 II , 출처: timeforum

 

 

이는 "Article 21. 빙하가 녹은 물은 왜 에메랄드 빛일까?" 에서  바닷물의 흡수 스펙트럼에 의해 블루 흡수율이 초록색 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서 그럴것이다.

https://science-scandal.tistory.com/39

 

Article 21. 빙하가 녹은 물은 왜 에메랄드 빛일까?

빙하가 녹은 강이나 호수는 파란색이 아닌 에메랄드 색깔을 띠고 있다.  필자가 직접 본 뉴질랜드 퀸스타운의 세계최초 번지점프 브리지 아래에는 빙하가 녹은 카와라우 강물이 에메랄드 색깔

science-scandal.tistory.com

 

 

야광재료는 방사능이 있는 라듐, 프리메튬, 트리튬 같은 방사성 야광물질과 슈퍼루미노바 같은 비방사성의 축광식 야광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물질이 야광이 되는 원리에 대해서는 Part 2 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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